[단독] 친박 핵심 홍문종 “윤석열, 박근혜 복당시켜야”

입력 2021-12-28 10:03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전격 단행된 것과 관련해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만큼 굉장히 정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굉장히 부담을 갖는 것은 사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박 전 대통령을 국민의힘에 복당시키고 박 전 대통령이 펼쳤던 정책들 중 좋은 정책들은 이어가겠다는 입장 정도를 내놓아야 보수 우파 세력들이 확실한 우리 후보로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또 “박 전 대통령은 사면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하지 않으면서 친박 세력을 고립시킨 만큼 보수 분열로도 볼 수 있다”며 “윤 후보 주변에 있는 친이(이명박)계와 과거 친박계와의 해묵은 갈등이 재현될 수 있는 갈등의 불씨를 현 정권이 만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사면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심심한 사의’를 전했다는 메시지의 진위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는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는데 그건 대통령 워딩이 아니라고 본다”며 “정치적 이유로 위해를 가한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답을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에서 대통령을 절대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또 “윤 후보는 진심으로 탄핵에 관해서 자기가 사죄하고, 무슨 방법으로든 갚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27일 홍 대표와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꾸준히 주장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수감되신 이후에 계속해서 사면을 주장했다. 그때 두 가지 예측을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분명 분리할 것이라고 봤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풀어주는 것과 연결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이 전 의원이 풀려 나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사면됐다. 또 이 전 대통령과도 분리됐다.

결국 문재인정권은 끝까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 달성에 활용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상당한 분노를 느낀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윤 후보가 탄핵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역사에 이미 나와 있다. 그런데 지금 윤 후보 본인은 ’검사로서 할 일만 했다. 억울하다’ 이런 입장 아니냐. 그런 발언을 통해 전통적인 보수우파 국민의힘 당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복당시키고, 박 전 대통령의 정책들을 이어가겠다는 입장 정도를 내야 보수 우파 세력들이 확실한 우리 후보로 인식할 것이다. 결국 선거 전략 전술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집토끼·산토끼에서 결국은 집토끼를 다 놓치고 산토끼를 어떻게 잡겠는가.”

-이번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정략적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에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측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전에 나오면서 대선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정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김한 시기에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실제로 이뤄지니까 윤 후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지난해 2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친박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친박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의 향후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당분간은 박 전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안 낼 것 같다. 그러니까 최소한 앞으로 설날 연휴가 있는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별다른 말씀을 안 하실 것 같다.

또 박 전 대통령이 누구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건 이제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직접 말씀하셔야 할텐데, 선거를 앞두고 말씀하시는 거 자체가 여당의 의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것 아닌가. 무슨 말씀을 하신다면 여당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윤 후보는 안 된다’고 하실 수도 없고, ‘윤 후보 밖에 없다’고 말씀하시기도 그렇지 않겠는가. 그래서 대선에 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실 것 같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심경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주변에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주변에서 대통령을 절대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싶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간다면 만날 수 있을지.

“가능성은 있지 않겠나. 그러나 윤 후보가 가기 전에 이런 저런 사전 정지작업이 좀 돼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만나지 않는다면 그냥 퍼포먼스로 비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전 정지작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윤 후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이런 사람들의 탄핵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그리고 윤 후보는 진심으로 탄핵에 관해서 자기가 사죄해야 한다. 또 자기가 잘못한 것을 어떻게 하든지, 무슨 방법으로든 갚겠다고 해야 한다. 일본이 한국에 사죄하고 배상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제됐다 그만해도 된다고 할 만큼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처럼 윤 후보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