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이 코로나19의 파고를 뚫고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완성차·조선 업계의 실적 호조에 따른 연쇄적 일자리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광주형 일자리 제1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첫 완성차 ‘캐스퍼’ 대박에 힘입어 일반직과 기술직 등 74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28일 밝혔다. GGM은 품질 안정화와 생산량 증대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경력·신입 사원을 내년 2월까지 선발한다.
생산 안전·경영지원 등 15개 직종에서 진행하는 공채는 전문업체에 의뢰해 공정성·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혼인 여부, 재산, 신체적 조건 등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을 적지 않는 국가직무 능력표준(NSC)에 기반을 둔 블라인드 채용방식이 적용된다.
원서접수는 다음 달 6일까지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역량검사, 서류전형, 건강검진, 면접 등을 거쳐 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말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단에 62만8000㎡ 면적의 완성차 공장을 준공한 GGM은 올해에만 5차례 인력을 채용했다. 현재 57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조선업 업황 개선에 따른 수주 호조로 올해 들어 전체 인원 4%가 넘는 149명을 신규 채용했다고 밝혔다. 대졸 신입사원 62명, 경력사원 76명, 생산기술직 11명 등으로 수주물량이 대폭 줄어든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55명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5년 만에 생산기술직을 채용한 현대삼호중공업은 내년 상반기에도 사내 기술교육 과정을 거쳐 특성화고 졸업자를 추가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한동안 수주 절벽으로 경영 위기에 내몰린 이 회사의 수주 실적은 11월 말 기준 선박 47척, 57억 달러로 연초 목표한 30척, 46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일감 확보도 충분하다. 수주 잔량이 현재 85척으로 향후 2년 6개월 이상 안정적 조업을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업체인 이 회사는 선박건조와 산업설비생산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고부가가치가 가능한 LNG 등 친환경 연료 선박과 컨테이너 운반선 발주량 증가로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3조9180억 원으로 2015년 이후 최대액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2조1122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내년 상반기 주식시장 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2013년 11월 이후 8년여 만인 지난 4월 생산직 고졸 정규직 사원을 채용했다. 광주공장이 생활가전사업부 채용을 재개한 것은 코로나19로 생활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 광주공장도 5년 만에 생산진 정규직을 공채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기아는 하도급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정체에 따라 그동안 정규직 충원을 미뤄왔다. 하지만 최근 기아차 광주, 경기 화성과 광명 공장 노조 지부장과 사측이 정규직 채용에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광주 오토랜드 등에서 근무할 인력을 뽑기 위한 지원서 접수에는 최근 5만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00대1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노사 특별합의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2387명의 사내 하도급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박광태 GGM 대표이사는 “지난 9월 신차 ‘캐스퍼’ 양산 체제를 가동한 뒤 올해 생산목표 1만2000대를 달성하기 직전”이라며 “젊은 세대에게 양질의 광주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