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부샤부 먹다 미끌, 뱉어보니 콘돔” 자작극에 中발칵

입력 2021-12-28 07:45 수정 2021-12-28 10:49
음식물에서 나온 콘돔. 웨이보 캡처

중국 쓰촨성 러산시의 한 음식점을 방문한 남성이 “샤부샤부에서 콘돔이 나왔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는데, 수사 결과 자작극으로 밝혀진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후모(33)씨는 친구와 함께 샤부샤부 전골을 먹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았다. 음식을 다 먹어가던 중 후씨는 미끌미끌한 식감을 느꼈다며 입에 있던 이물질을 뱉었다.

투명한 비닐처럼 생긴 이물질은 다름 아닌 콘돔이었다. 후씨는 “사용한 흔적이 있는 콘돔으로 보였다. 한참 동안 씹었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며 분노했다. 친구도 “입맛이 떨어졌다”고 식사를 멈췄다.

식당 사장은 “음식을 전부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는 저지르지 않는다”며 “가게에서 왜 콘돔을 냄비에 넣고 귀찮은 일을 벌이겠냐”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CCTV 영상에서도 조리 과정 중 콘돔이 음식에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본사에서 일괄 배송한 소스의 문제일 수도 있다”며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씨는 곧바로 관련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들이밀었다. 냄비 바닥에서 젓가락으로 집어 든 이물질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식당을 공개 저격했다. 그는 “내가 콘돔을 넣은 것도 아니다. 이 식당은 위생 단속 사각지대에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식당 측은 샤부샤부에 동일한 콘돔을 넣고 끓인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식당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한 고객은 약 2시간 정도 홀에서 식사했다. 같은 조건에서 실험해 본 결과, 계속 국물 위에 떠 있던 콘돔은 부풀어 올라 부피가 커졌다. 마지막까지 끓인 후 건져 보니 콘돔이 살짝 찢어졌다. 이 정도 크기의 이물질을 우리가 못 봤을 리 없다”고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관할 공안국은 수사에 나섰고 지난 25일 “식당은 결백하다. 후씨가 벌인 자작극”이라고 발표했다. 알고 보니, 앞서 한 차례 해당 식당을 방문한 뒤 비싼 음식값에 불만을 품은 후씨가 18일 오후 다시 식당을 찾아 미리 준비한 콘돔을 샤부샤부에 넣은 것이다.

당시 후씨와 함께 샤부샤부를 먹은 지인은 “기사를 통해 그가 콘돔을 넣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반년 가까이 연락조차 하지 않던 그가 갑자기 밥 먹으러 가자고 연락이 와서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결국 후씨는 식당을 음해하려 사건을 조작하고 피해를 준 혐의로 붙잡혀 14일간의 행정구류 처벌을 받게 됐다. 식당 측은 “고객 주장만 듣는 분위기 속에 식당 이미지는 이미 크게 실추됐다. 사건 직후 매출이 폭락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