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얌전한 분처럼 나왔잖아요. 제가 아는 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를 이같이 평가절하했다. 진행자가 김씨 사과를 가리켜 ‘어제도 연기였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전 장관은 이날 김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감성에 호소할 것이고 굉장히 얌전한 사람처럼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기획력, 연출력 그다음에 연기력, 이런 것이 남들보다 굉장히 좀 차별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평상시 습관도 그렇게 얌전하게 말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김씨를 잘 아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잘 안다”며 “옛날부터 이분이 원래 전시기획을 했던 분”이라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은 김씨 사과를 가리켜 “국민들은 순간적인 어떤 뭐라고 그럴까요”라며 “거기에 약간 이렇게 빨려 들어갈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순간적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거니까”라고 평가했다. 김씨 사과가 감성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고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는 “냉정하게 보면 사과는 분명하게 무엇을 사과했는지 정확히 얘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의 그 사과가 정말 진정한 마음의 각도였을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김씨 사과를 두고 ‘장애물 하나가 제거됐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굉장히 귀에 거슬렸다. 가부장적이고 여성비하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부는 공동체”라며 “장애물은 윤 후보도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진행자 중 한 명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박 전 장관의 지적에 “사과 문제 하나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느냐 그걸 장애물이라고 부른 것으로 보통 국민은 인식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해석”이라며 “특정한 방향으로 부정적으로 자꾸 끌고 가는 모습이 조금 억지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전 장관은 “몰라요. 저는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씨의 사과에 대해 “남편 개인에 대한 사과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 앞에서 하는 사과문으로는 그렇게 적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수정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경기대 교수)이 ‘진정성 있는 사과문’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진정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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