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다시 20만명을 넘어서면서 최악의 연말을 맞이했다. 하루 확진자가 5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주 전보다 83% 증가한 21만4499명이었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올해 1월 11일(25만1232명)이었다.
국지적으로 보면 이미 지난겨울의 하루 평균 확진자 최고치 기록을 넘어선 주(州)도 나오고 있다. 델라웨어·하와이·매사추세츠·뉴저지·뉴욕주와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주에선 성탄절 이브인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4만9708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시에선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2주 새 644%나 폭증하며 1만9268명이 됐다.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2주 전보다 7% 늘며 7만1034명이 됐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3% 증가해 1328명으로 조사됐다.
CNN은 성탄절 이후 연말을 맞아 많은 사람이 곳곳으로 여행을 떠난 데다 가족·친지 모임이 있는 신년 주말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CNN 의료분석가인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는 “다음 주에서 향후 10일 새 언젠가 하루 50만명의 확진자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우치 소장은 27일 CNN에 출연해 “우리는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호전되리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온 최신 데이터를 언급하며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도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공에서 본 것처럼 급격하게 사태가 호전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의 비율이 62%에 그친다는 점을 들며 “중증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입원환자의 급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 감염 발생 초기 대응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더 많은 검사가 가능하도록 했어야 했다”며 내년 1월 초에는 검사 키트 부족 사태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