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22년 전 숙대 석사논문 표절 의혹…野 “당시 심사서 인정된 논문“

입력 2021-12-27 22:02 수정 2021-12-28 16:08
JTBC 뉴스 화면 캡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과거 숙명여대 석사 논문으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27일 JTBC는 1999년 김씨가 제출한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석사학위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를 표절 심의 프로그램 ‘카피킬러’로 검증한 결과 표절률이 42%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카피 킬러’는 자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와 검증 대상 논문을 비교·대조해 표절률을 산출하는데 통상 해당 연구가 표절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치는 20%다.

JTBC는 김씨가 논문을 제출했던 1999년 6월 당시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금처럼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임을 감안해 보급되지 않은 시절에 나온 점을 고려해 ‘카피 킬러’ DB에 들어있지 않은 선행 연구를 자체적으로 추가해 이 같은 결과값을 얻었다고 밝혔다.

JTBC는 또 해당 논문의 48페이지 중 43페이지에 표절 의혹 흔적이 있었으며 382개 문장 중 250개 문장이 같거나 비슷했다고 전했다.

해당 논문은 김씨가 개명하기 전 ‘김명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시기에 제출된 것이다.

연합뉴스도 표절심의 프로그램 ‘카피 킬러’로 김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검토한 결과 표절률이 22%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1997년 경희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은 클레 회화의 특징에 대해 “클레는 어린아이, 정신병자, 원시인들의 드로잉이 고차적 사고를 동반하지 않은 순수한 것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그것들의 유희적 자발성을 선의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로 뽑아내기도 하였다”라고 서술했는데, 이 문장이 거의 그대로 김씨 논문에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논문에 대한 인용 표기는 없었다.

파울 클레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1986년 열화당에서 초판이 발행된 로즈메리 램버트의 ‘20세기 미술사’와 유사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 관련 사과 입장문을 발표한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김씨 측은 숙대 석사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지 않았다.

다만 김씨의 숙명여대 지도교수였던 이모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때는 요새처럼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 시절은 그런 프로그램이 전혀 없어서 일일이 비교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 같은 표절 논란에 “정확하지 않은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JTBC가 제시한 42% 표절률은 1999년 석사 논문을 현재의 연구윤리 기준을 적용해, 정식 조사가 아닌 약식 방법인 ‘카피킬러’로 다른 조건까지 넣어 산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논문은 서양화가 파울 클레(Paul Klee)에 대한 선행 연구를 요약 및 분석한 것”이라면서 “‘숙명여대 연구윤리규정’이 처음 제정된 2007년 1월 2일보다 약 8년 전인 1999년도에 제출됐다”고 덧붙였다. 논문 제출 당시로서는 각주 표기 등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당시 숙명여대 학칙과 심사 절차에 따라 석사 논문이 인정된 것”이라며 “22년 전 당시의 기준을 따지지 않은 채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7월에도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애니타’도 연구 부정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국민대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및 수여 과정의 적절성에 대해 자체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