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투옥 ‘교도소 열쇠’ 등 33점 경매…중단 촉구

입력 2021-12-28 02:02
경매로 나온 넬슨 만델라 감옥 열쇠. 건지스 경매소 홈페이지 캡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인권 운동을 펼치다 투옥됐던 로벤섬 교도소 열쇠를 비롯한 유품 33개가 뉴욕에서 경매로 나왔다. 남아공 정부는 이 열쇠가 남아공 국민들의 것이라며 경매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건지스 경매소는 다음 달 28일 ‘건지스’(Guernsey’s) 웹사이트에서 로벤섬 감옥 열쇠 등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 33개를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경매에는 만델라의 교도소 열쇠를 포함해 만델라가 입었던 ‘마디바’(Madiba) 셔츠,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선물, 만델라가 서명했던 예술품 및 기념품 등이 나온다.

경매로 나온 넬슨 만델라의 유품들. 건지스 경매소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남아공 정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만델라 전 대통령의 교도소 열쇠가 경매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환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나티 음테트 남아공 스포츠예술문화부 장관은 성명에서 “건지스 경매소는 남아공 정부, 로벤 박물관과 그 어떤 협의도 없이 열쇠를 경매에 부쳤다”며 “경매소가 남아공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열쇠의 상징성을 알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열쇠는 남아공 국민의 것”이라며 “경매는 중단돼야 하고 열쇠는 소유자에게 즉시 반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매는 만델라 묘지 주변에 박물관과 기념 공원을 세울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매로 나온 만델라의 유품 33개 중 대부분은 그의 가족이 직접 제공했다. 그러나 교도소 열쇠는 만델라를 지키던 간수이자 나중엔 그와 친구가 된 크리스토 브랜드가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드는 열쇠를 비롯해 만델라로부터 선물 받은 남아공 헌법 초안, 만델라가 쓰던 운동용 자전거 등을 함께 내놓기도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