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세 소년이 하루에 두 번이나 이웃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 영웅으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머스코지시에 사는 11세 소년 데이비언 존슨의 사연을 보도했다.
머스코지 공립학교를 다니며 레슬링, 농구, 포트나이트 모바일 게임 등을 즐기는 보통의 6학년생인 데이비언에게 지난 9일은 너무나 특별했다.
그날 아침 그는 학교 급수대에서 숨을 헐떡이는 한 학생을 발견했다. 입으로 물병 뚜껑을 열려다 뚜껑이 목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숨이 막혔던 위급한 상황이었다. 데이비언은 즉각 기도가 막혔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 하임리히법을 시도했다. 학생의 복부를 안아 올려 응급처치 3번을 시도한 끝에 물병 뚜껑이 빠져나왔고, 학생은 무사히 응급구조대에 인계됐다. 데이비언 덕에 학생은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등교할 수 있었다.
같은 날 저녁 데이비언은 어머니와 차를 타고 교회를 가던 길에 불이 나는 집을 발견했다. 데이비언이 차에서 내려 현관문을 두드렸고, 데이비언의 어머니도 경적을 울리며 911에 신고했다. 그러나 걸음걸이가 불편한 할머니가 집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고, 데이비언은 이를 발견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도왔다.
하루 사이 두 명의 목숨을 구한 데이비언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데이비언의 삼촌과 아버지 사연도 유명세를 탔다. 데이비언의 삼촌은 응급구조사인데, 데이비언은 6살 때부터 삼촌을 보고 응급구조사를 꿈꿨고, 유튜브 등을 통해 하임리히법을 스스로 익혀왔다.
데이비언의 아버지는 그가 8살 때 불타는 아파트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아버지가 소방관은 아니었지만 그날 옳은 일을 하셨다”며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데이비언의 아버지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지난 8월 19일 52세의 나이로 숨졌다.
머스코지경찰서와 카운티보안관 사무실은 이웃의 목숨을 구한 데이비언을 지난 15일 명예요원으로 임명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