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에게 “청년이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세대로 주저앉지 않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 달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민관합동 일자리 창출사업인 ‘청년희망온(ON)’ 프로젝트에 참여한 6대 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구현모 KT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6개 기업은 향후 3년간 17만9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6G 연구·개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이 부회장은 “통신은 백신과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인재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청년 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따라가기 위해 (고용) 안전망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통과하는 대로 국내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회삿돈으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 8월 13일 가석방됐다. 지난 24일 연말 특별사면 명단에선 제외됐다.
간담회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면이라는 단어뿐 아니라 우회해서 표현하는 말도 없었다”고 전했다. 간담회 주제가 청년 일자리였던 만큼 총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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