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이 다시 한번 사과하며 해당 제작진을 징계 조치하고 교체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27일 “골때녀 편집 논란과 관련해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자를 즉시 교체하고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조사 결과 시즌 1∙2 모든 경기의 승패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바뀐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회차의 골 득실 순서가 실제 방송된 것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라는 가치를 우선순위에 둔다고 하더라도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허용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임 프로듀서와 연출자를 교체해 제작팀을 재정비하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기 위해 29일 결방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또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성원 속에 성장했음을 잊지 않겠다. 여자 축구를 향한 출연진의 관심을 잊지 않겠다. 2022년 새해에는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나 시청자들께 돌아오겠다”며 “골때녀에 출연한 선수, 감독, 진행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골때녀는 22일 방송된 FC 구척장신과 FC 원더우먼 경기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은 김병지 감독의 앉은 위치, 물통 개수, 중계진 멘트 등을 분석했다. 그리고는 전반 5대 0에서 후반 6대 3으로 끝난 경기를 재미있게 편집하기 위해 골이 들어간 순서를 제작진이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골때녀 측은 방송 조작을 인정했다. 24일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꿔 시청자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 경기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고 사과했다.
골때녀에서 중계진과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성재와 김병지도 사과의 말을 전했다.
중계진 배성재는 24일 트위치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가 기억한 스코어와 달랐고, 내 목소리가 들어있었다. 사후 녹음한 것”이라며 “예고, 본방송에 쓰이는지, 언제 경기인지 모르고 보이는 대로 기계적으로 읽는다. 편집 조작에 사용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뇌를 거치지 않고 읽은 건 나의 뼈아픈 실수다.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너무나 충격적이다. 누굴 비난하고 싶은 생각 자체도 없고, 아무 말씀도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서 감독을 맡은 전 축구선수 김병지는 편집에 대해선 사과하지만 주작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6일 유튜브 채널 ‘꽁병지TV’ 라이브방송에서 “골때녀를 예능이 담겨있는 스포츠로 봤다”며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범주는 편집에 의해서 재미있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 게임을 40분 정도 하는데 어떤 장면이 어떻게 잡히는지 모른다. 우리는 한 시선을 보고 카메라는 몇십대가 있어서 여러 각도를 본다. 각도에 따라 우리가 못 본 장면을 볼 수 있다”면서도 “주작은 인정하지 못한다. 없는 걸 있는 거로 만든 건 아니다. 편집에 관해서는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