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민의 개인소득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숙박·음식점업 등 개인사업자의 소득이 줄어든 탓이다.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도 외환위기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년 지역소득’ 통계를 보면 전국 개인소득(가계 총처분가능소득)은 1098조원으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개인소득은 2017년 이후 4%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들어 증가 폭이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개인소득은 231조원으로 0.3% 감소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기업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영업이 제한되면서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평균 2120만원이었다. 서울이 240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 2356만원, 대전 2135만원, 광주 2129만원 순이었다. 서울은 2017년 이후 4년 연속 개인소득 1위를 기록했다. 최하위는 경남으로 1956만원이었다. 제조업 생산이 줄었고, 인구 변동이 다른 시도에 비해 적었던 탓이다.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외환위기(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문화·기타서비스업 등의 생산이 줄면서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도가 6.6%, 울산이 7.2% 감소하면서 타격이 컸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과 운수업의 감소 폭이 컸고, 울산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분야의 수요 부족으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다. 서울은 숙박·음식점업에서 21.4%, 도·소매업에서 4.2% 생산이 줄었다.
명목 지역내총생산은 1936조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전국 생산의 52.5%를 차지해 수도권 집중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최종소비는 전국에서 2.3% 감소했다. 정부 소비가 5.2% 증가한 데 비해 민간소비가 5.0% 감소했다. 특히 민간소비는 모든 시도에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경북(-6.6%)과 광주(-6.0%)는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의 소비가 줄면서 민간소비 감소 폭이 컸다. 충북(9.6%)과 세종(9.5%)은 보건복지, 경제, 일반행정 등의 지출이 늘면서 정부 소비가 증가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