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안 후보를 향한 구애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9~24일 전국 성인 남녀 3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5.6%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23~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 지지율이 8.4%에 달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 지지율이 5%를 웃도는 조사 결과가 여럿 나오면서 후보 단일화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 발언에 대해 사전 교감은 없었음을 밝히면서도 “가급적 협력하는 틀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안 후보와의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 측과의 물밑 접촉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단일화 논의가 내년 2월 중에는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윤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일부 조사에선 윤 후보를 제쳤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가 많다.
박빙 승부여서 두 후보 모두 안 후보 지지율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면서도 “송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후보의 한계를 자인하고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판 흔들기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의 연대에는 거리를 두면서 전날 윤 후보 부인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선 평가를 유보했다.
안 후보는 “김건희씨 사과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국민께서 하실 것”이라며 “사과에 대해 정치권이 왈가불가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