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나선 김종인 “경고한다…자기 의견 피력, 도움 안 돼”

입력 2021-12-27 11:24 수정 2021-12-27 13:24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7일 “실패한 다음에 후회해봐야 아무 의미 없다”며 당 내부 분위기 단속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당 내부에 보낸 ‘경고’에는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향한 비판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한마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거에 도움 주겠다는 많은 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후보가 정책적으로 약속한 것을 자기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개진해서는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 내부의 잡음이 나는 데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최근 윤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비판 발언을 하고 있는 이 대표나 홍준표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저희가 만약에 이번에도 국민이 기대하는 정권교체 여망을 또다시 수용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아무 미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70여 일 남은 3월 9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 해야겠다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지 않고는 정치적으로 우리가 존재할 수 없다”며 “정치라고 하는 것이 후회하는 날이 바로 끝나는 날이란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부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당 대표는 당 대표로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나갈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선거를 이기려면 당 대표가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알 테니 그에 대해 제삼자가 뭐라고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직접 비판한 것은 아니지만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