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구한삼프로TV’ 단 이재명 “尹과 경제역량 비교”

입력 2021-12-27 06:24 수정 2021-12-27 10:45
유튜브 '삼프로TV'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했다가 호응을 얻으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나란히 해당 채널에 나왔던 윤 후보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나오자 지난 26일 ‘#나라구한삼프로TV’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이 해시태그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나온 삼프로TV 영상을 각각 본 누리꾼들이 경제 정책 부분에 있어 이 후보의 우위를 언급하면서 나온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첫 주식을 샀는데, 나는 몰랐는데 작전주식이었다”며 “나는 모르고 작전에 투입됐던 것이다. 고의가 없어서 무죄”라고 말한 것에 대해 윤 후보 측 공세가 이어지자 적극 반박에 나섰다. 앞서 윤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고의가 없어서 무죄’라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궤변이 소신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에 이 후보 측은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전주로 의심받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주가조작 사실을 모른 채 산 수만명이 다 주가조작 공범인가요?”라며 반격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가 어떤 말을 했는지 직접 확인해보시라”며 자신이 출연했던 삼프로TV의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 아울러 “보시는 김에 같은 방송 윤석열 후보 영상도 함께 보면 경제역량 비교도 가능하다”며 윤 후보의 영상 링크도 첨부했다.

이재명 “한국 주식시장 불투명…저도 피해자”
이 후보는 삼프로TV에서 “코스피 5000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차 발언했다. 그는 “우리 시장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디스카운트’ 비중이 너무 크다”며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너무 저평가됐고, 그것만 정상화돼도 (코스피 지수가) 4500 가뿐히 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한국 시장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이 후보는 “과거에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소가 큰 이유가 됐고, 지금은 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이라며 “실제 우리나라 시장이 매우 불투명하고 저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주가조작 단속률도 매우 낮고 처벌도 약하다”며 “(외국인이) 시장을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 경제 구조 자체가 매우 왜곡돼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효율을 발휘할 수 없는 불공정 구조”라며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탈취, 경영 성과 탈취, 단가 후려치기 등을 언급했다.

유튜브 '삼프로TV' 캡처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부동산은 내가 볼 때 꼭지”라며 “투기 수요를 넘어 공포 수요도 거의 끝물에 가까운데 공급을 늘려주는 움직임을 보여주면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자체를 누르는 것은 부작용을 불러오기 때문에 기존 주택 부지의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완화해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택 가격을 잡겠다”며 “수요와 공급이 맞아서 생기는 서울 강남의 주택 가격 상승 같은 경우엔 사실 어느 정도는 용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주식과 가상 화폐에 대한 언급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앞으로는 주식이 부동산을 능가하게 되는 건 맞는다”고 말했다. 또 “코인을 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있는 걸 부인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며 “눈 가린다고 세상이 사라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투기 세력에 대해서는 “타인의 주거 자유를 제한해가면서 돈을 버는 게 다주택자의 투기, 투자”라며 “그것 자체는 못 막지만 부담은 늘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증세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권을 유지하는 입장에서는 자폭행위다. 제가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며 “그건 매우 무책임하고 잘못하면 국민적 저항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윤석열 “주식 경험 없어…후보 토론은 그닥”
28년간 검사 생활을 한 윤 후보는 “원래 주식을 공직자들이 못 하게 돼 있다” “월급 받고 꼬박꼬박 은행에 넣어놓고 썼다”며 주식 투자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개인 투자자가 주장하고 있는 ‘공매도 폐지’ 여부에는 “금융 시장이 불안할 때는 일시적인 규제를 하고 상황이 좀 나아지면 점차 국제 기준에 맞춰가는 게 좋지 않겠냐”거나 “전면 금지도 안 맞고 그렇다고 전면 허용할 수도 없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답변했다.

유튜브 '삼프로TV' 캡처

윤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집값 상승이 다주택자의 투기와 매점매석 때문이라는 문재인정부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다주택자 세제를 재검토해 시장에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분양가 상한제를 겨냥해서도 각각 조세 전가와 공급 억제를 우려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후보는 진행자가 대선 후보 간 정책 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누리꾼 반응은…이재명 판정승
유튜브 '삼프로TV' 캡처

삼프로TV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윤 후보보다 이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줬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경제나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거나 “정부 비판 위주”라는 평가가 나왔다.

조회수에서도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27일 오전 6시 기준 이 후보의 영상은 조회수 160만회를 넘었고, 윤 후보는 그에 못 미친 118만회 수준이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