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영웅” 임영웅, 위로 담은 150분간의 ‘희망가’

입력 2021-12-27 04:21 수정 2021-12-27 09:53
'위 아 히어로 임영웅'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제공

“우리에겐 언제나 위기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안의 크고 작은 영웅들 때문이었습니다.”

가수 임영웅이 단독 쇼를 열고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전했다.

임영웅은 26일 오후 9시3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 ‘위 아 히어로 임영웅(We're HERO 임영웅)’을 통해 2021년의 마지막 일요일을 장식했다. 송년 특집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임영웅의 이름을 딴 첫 단독 TV쇼이자 지난해 연말 나훈아, 올해 추석 심수봉 쇼에 이어 KBS가 준비한 단독 콘서트다.

임영웅은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팬들과 함께 녹화를 마쳤다. 그는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는 취지에서 ‘노 개런티’로 이번 특집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아 히어로 임영웅'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제공

첫 곡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곡 ‘히어로(Hero)’였다. 검은 코트를 입고 무대에 선 그는 ‘세상이란 장애물이 너의/ 앞길을 가로막을 때 날 봐/ 언제나 너의 곁엔 내가 있어/ 불안 따윈 1도 없을 테니’라는 가사를 열창하며 초반부터 좌중을 압도했다.

임영웅은 선배들의 명곡을 잇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남진의 ‘그대여 변치 마오’를 부를 때는 파란색 반짝이 재킷을 입고 댄서들과 함께 춤췄고, 조용필의 ‘모나리자’ 무대에서는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다.

임영웅은 “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특별한 시간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긴 시간 동안 많은 분께서 고생하고 계시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요즘이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여러분 모두가 영웅”이라고 말했다.

'위 아 히어로 임영웅'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제공

임영웅은 트로트와 가요,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이제 나만 믿어요’ ‘사랑은 늘 도망가’ 등 자신의 히트곡과 ‘사랑이 이런 건가요’ ‘영시의 이별’ ‘잃어버린 30년’ ‘봉선화 연정’ 같은 명곡으로 2시간 공연을 꽉 채웠다.

임영웅은 과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수의 꿈을 이어갔던 시절 사진 등을 공개하며 “여러분의 눈을 보며 직접 노래하고 호흡하는 이 순간 가장 행복하다”고 얘기했다.

특별한 댄스 퍼포먼스도 마련했다. 임영웅은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잘 알려진 댄스 크루 ‘훅(HOOK)’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마이클 잭슨의 ‘댄저러스(Dangerous)’를 선보였다. 고난도 문워크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위 아 히어로 임영웅'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제공

내년에 발표할 첫 정규 앨범에 실릴 수록곡 ‘사랑해’도 최초 공개했다. 임영웅은 곡 소개 때 나태주 시인의 시 ‘들길을 걸으며’ 구절을 읊으며 “여러분과 만난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그저 그런, 평범했던 저의 세상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어준 여러분이 저의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외로운 사람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렀다.

공연 막바지 임영웅은 “올 한해 얼마나 힘드셨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 삶과 죽음의 문턱에 계신 분들의 편지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힘든 삶에 제 노래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되셨다는 말씀에 내가 뭐라고,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누가 누구를 변화시키고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망보다 희망이, 미움보다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우리는 항상 꿈꾸고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또다시 따뜻한 봄이 오듯이 이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 일상에도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한해 고생 많으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셔야 한다. 진심으로 사랑한다. 건행”이라고 인사했다. 임영웅은 ‘노래는 나의 인생’과 ‘희망가’를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