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비정규직… 더 실직하고 소득은 더 줄고

입력 2021-12-26 18:22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며 비정규직 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한 2년여간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보다 실직과 소득감소에 더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백신휴가마저도 마음 놓고 쓰지 못하는 처지였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를 주제로 이달 3∼10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이후 비정규직(400명)의 33.3%는 ‘실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규직 응답률(8.0%)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임금 수준에 따른 격차는 더 벌어진다. 월 소득 150만원 미만 노동자의 실직 경험 응답률은 500만원 이상인 경우보다 8배 높았다.

코로나19로 입은 타격도 비정규직이 더 컸다. 비정규직의 46.5%가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반면 정규직은 17.3%에 그쳤다. 특히 비정규직 가운데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은 절반 이상(54.8%)이 소득감소를 경험해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다. 노동시간 감소, 실직, 성과급 축소 등의 영향이었다.

백신휴가 차별도 눈에 띈다. 비정규직의 59.1%는 ‘유급 백신휴가를 쓰지 못했다’고 답했다. 휴가를 아예 못 쓰거나 연차를 사용한 것이다. 백신 휴가를 쓰지 못한 정규직은 48.0%였다. 다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코로나19로 고용 불안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는 양상은 비슷했다. ‘고용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비정규직이 65.9%로 더 많았지만 정규직도 절반이 넘는 52.7%가 같은 우려를 표했다.

직장갑질119는 “방역대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코로나에 더 취약한 약자에 대해서만이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