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고와 공대를 졸업한 조윤서(31·여)씨는 취업난 탓에 적성에 맞지 않는 한 대기업 유통회사 현장직으로 취직했으나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공무원 시험도 준비해보고, 중견 교육회사에도 다녀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최근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의 ‘마케팅 슈퍼Z 부트캠프’(디지털마케팅)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기업 현장실습과 교육을 병행해 단기간에 맞춤형 디지털인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경력 채용에만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른바 ‘경력있는 신입’ 마케터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조씨는 26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회사를 다녀본 사람으로서 공부와 실무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며 “현장 실습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추후 취업했을 때 한번이라도 더 능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회사를 다니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알게됐다”며 “마케팅의 기본적인 내용부터 실무의 모든 부분을 배워 이직시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재테크 업종의 콘텐츠 마케터라는 새 꿈을 갖게 됐다.
지난 2월 전문대 인문사회계열을 졸업한 현동현(21·여)씨 역시 같은 과정에 등록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강의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실습 과제를 수행해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할 수 있다”며 “시간은 단축하고, 실력은 빠르게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케팅 이론이 아닌 실무지식을 배워 단기간에 마케터로서의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리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수업은 매주 오프라인 수업 2회, 온라인 수업 3회로 이뤄진다. 이전 수업 내용을 리뷰하고 퀴즈를 푸는 등 여러 번 내용을 복습한다. 당일 강의 내용도 블로그에 스스로 정리해 업로드하도록 하는 ‘하드 트레이닝’의 연속이다.
현씨는 “배운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는 프로세스로 돼있어, 실무지식을 머릿속에 남기는 데에 좋다”고 평가했다. 조씨도 “마케팅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한 번 듣고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다음날 요약 정리를 하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는 디지털 마케팅 외에 서비스 기획, 웹 퍼블리싱, 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UX·UI) 디자인 등 4개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정을 이달 처음 도입했다. 디지털 비전공자에게 실무 훈련을 한 뒤 서울형 강소기업 등 유관 기업에 취업을 지원한다. 평균 모집 경쟁률이 4.9대 1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