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 떨어진 곳”… 일본 후지산 대폭발 전조?

입력 2021-12-26 15:36 수정 2021-12-26 17:00
일본 후지산. 사진=연합뉴스

일본 열도 중심부에서 최근 연쇄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후지산 대폭발 전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는 최근 발생한 지진이 후지산 마그마 활동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슈칸겐다이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6시37분 야마나시현 동부 후지고코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전 9시28분에는 이곳에서 500㎞ 떨어진 와카야마현 기이스이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후 12일에는 일본 수도권인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언론은 통상 5약부터 강진이라고 표현한다. 이달 12일 지진으로 최대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도쿄 지역에서도 진도 3의 진동이 수초에서 수십초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 4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는 수준이다. 진도 3의 경우 실내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소셜미디어에는 ‘후지산 분화’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됐다. 야마나시현은 시즈오카현과 함께 후지산이 소재한 곳이다. 야마나시현 후지고코 지진의 진원은 후지산 정상에서 불과 30~40㎞ 떨어진 후지산 자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후지산 분화 전조가 아니냐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당국은 “지진의 진원 부근은 과거에도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장소로 후지산 활동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밝히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슈칸겐다이는 화산학 전문가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특임교수의 말을 인용해 “후지산에 이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시마무라 특임교수는 “지난 3일 오전 야마나시현 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이 후지산 마그마 유동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면 화산 폭발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300여년간 후지산 지하 마그마 에너지가 더욱 강해졌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후지산 마지막 폭발은 1707년 12월 16일 발생한 호에이 분화 였는데, 1200년에 걸쳐 11차례 분화했던 후지산이 이렇게 오랫동안 휴지기를 가진 적이 없다는 점도 확률적으로 분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지산에 대해 ‘언제 분화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 ‘언젠가는 폭발이 일어날 것’ ‘일단 분화하면 대규모 폭발로 이어질 것’ 등의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후지산이 폭발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걱정이라고 치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