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공수처, 기대 충족 못해”…17일 문 대통령 사면 뜻 전달 받아

입력 2021-12-26 15:35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특별사면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저 역시 일정 부분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관련해선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지금 공수처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기대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저도 느낀다”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또 공수처를 창단된 지 1년된 축구팀에 비유해 설명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초기에 우승 트로피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8강이라도 가면 좋겠다는 국민의 여망이 있다”며 “모든 사건을 입건해 처리하려는 욕심보다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사실이 정리되는 대로 한 건 한 건 처리하는 공수처였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을 겨냥한 입건 사례가 지나치게 많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대장동 의혹 수사를 위한 상설특검 도입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선이 70여일 남은 상태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상당 부분 부정하면서 상설특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자문(自問)이 있었다”며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과연 특검이 가동이 됐을 때 정치적인 고려가 완전히 배제된 채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도 의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모든 주제를 망라해 시비가 없는 (개별)특검은 고려해볼 수 있으나, 그 외의 특검은 어렵지 않나”고 말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특검이 있었으나, 그의 임기가 끝난 뒤에야 사법 처리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선 “사면심사위 전주 금요일(17일)에 검찰국에 전직 대통령 사면안을 처음 이야기했다”며 “그날 (검찰국에) 통보를 하기 전 대통령의 뜻은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절차에 대해선 “외부 위원에 이어 법무부 위원의 의견을 들었더니 다수가 사면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며 “표결에 의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