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제주공항 일시폐쇄…영동엔 50㎝ 눈 폭탄

입력 2021-12-26 13:50 수정 2021-12-26 15:17
폭설이 내린 25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이 설국으로 변한 가운데 관계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한파로 제주지역엔 최고 86㎝(한라산 진달래밭)의 눈이 내렸다. 사진은 26일 제주시내에 눈이 쌓인 모습. 독자 제공

일요일인 26일 전국이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호남과 제주지방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공항 활주로가 일시 폐쇄됐다. 영동 지방엔 50㎝가 넘는 눈 폭탄이 떨어졌고 부산은 아침최저기온이 영하 8도로 올 겨울 최강 추위를 나타냈다.

26일 오전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9시20분부터 50분간 제주공항 활주로가 제설 작업과 미끄럼 측정 작업으로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제주공항에 대설 경보와 저시정 특보, 급변풍 특보가 발효되면서 제주 출발 예정 항공편 15편이 결항했고 지연 운항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제주공항에는 4.3㎝의 눈이 쌓였다. 호남지방에 내린 눈으로 무안과 군산 공항 등에서 제주로 들어올 예정이던 항공기 12편도 운항을 취소했다.
제주 경찰이 도로 진입 차량에 통제 상황을 알리고 있다. 제주경찰청 제공

폭설로 26일 제주지역 일부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경찰이 한 운전자의 체인 장착을 돕고 있다. 제주경찰청 제공

대설 특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강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한라산 진달래밭에 92.0㎝의 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윗세오름 36.6㎝, 영실 9.9㎝, 교래 7.1㎝, 산천단 5.7㎝, 제주시 3.5㎝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 산지에 대설 경보가 내리면서 한라산 입산은 전면 금지됐다.

폭설과 결빙으로 1100도로 전 구간이 통제됐다. 5·16도로와 비자림로, 제1산록도로는 체인을 감은 대형 차량만 진입이 가능하다. 제주 지역은 0~3도의 기온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초속 7~16m의 바람이 불며 체감 온도는 영하 6도 아래까지 떨어졌다. 도 전역에서 차량 미끄러짐, 눈길 낙상 등 12건의 구조 요청이 접수됐다.

강원 동해안에는 성탄 전야부터 내린 폭설로 최고 55.9㎝의 눈이 쌓였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강원 지역에는 속초 55.9㎝, 속초 청호 54.4㎝, 강릉 주문진 42.7㎝, 북강릉 35.3㎝, 동해 21.1㎝ 등의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로 도심 곳곳에 정전과 차량 고립, 지붕 붕괴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지방은 폭설에 이어진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6일 강원 철원 임남의 아침 기온이 영하 25.4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화천 상서 영하 21.4도, 양구 영하 19.6도, 평창 영하 17.8도, 춘천 영하 16.1도, 원주 영하 14.5도 등을 기록했다.

가장 눈이 많이 내린 속초는 이날 오전 영하 14.9도를 기록하며 1979년 이후 49년 만에 12월 최저 기온 극값을 경신하는 등 최강 한파 기록을 새로 썼다.

부산도 아침최저기온이 영하 8.6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다대포해수욕장엔 백사장에 하얗게 바닷물이 얼어붙었다.

창원시 아침최저기온도 영하 10.3를 나타내 2005년 12월 18일 영하 10.1도보다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이번 추위는 27일부터 낮 기온이 서서히 오르면서 28일에는 평년 기온을 회복해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