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된 동해안…올 겨울 최강 한파 풍경 [포착]

입력 2021-12-26 08:38 수정 2021-12-26 14:37
24~25일 내린 눈으로 설국으로 변한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일대 모습. 연합뉴스

일요일인 26일 강원도 철원 임남의 아침 기온이 영하 25.4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성탄 전야부터 성탄절 당일인 25일 오전까지 최대 55.9㎝의 눈이 내린 동해안은 최강 한파 속 ‘설국(雪國)’ 풍경이 펼쳐졌다.

24~25일 내린 눈으로 설국으로 변한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일대 모습. 연합뉴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 현재 아침 기온은 철원 임남 -25.4도, 화천 상서 -21.2도, 춘천 -15.4도, 원주 -14.3도 등을 기록했다. 산지인 향로봉은 -24.6도, 구룡령 -22.7도, 대관령 -20.7도, 태백 -16.5도 등이다.

크리스마스인 25일 강원 강릉시 경포호수 주변에서 관광객들이 설경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폭설이 내린 동해안은 강릉 주문진 -19도, 북강릉 -14.8도, 속초 -14.5도, 동해 -9.5도 등으로 한파가 몰아쳤다. 폭설 뒤 강추위가 몰아친 탓에 동해안에 그대로 ‘겨울왕국’이 됐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26일 강원 강릉시 한 바닷가 방파제 난간이 파도가 들이치면서 고드름이 생길 정도로 꽁꽁 얼어붙었다. 연합뉴스

이날 강원도 낮 최고기온은 내륙 영하 8∼영하 5도, 산지 영하 11∼영하 9도, 동해안 영하 5∼영하 1도 내외로 예보됐다. 낮에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기온은 더 낮아 매우 춥겠다.
강원 동해안 지역에 밤새 많은 눈이 내린 25일 양양군 강현면 강선리에서 한 주민이 눈을 치우면서 집으로 가는 길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에 내린 폭설로 제설작업을 마치지 못한 한 주민이 지난 25일 밤 늦게까지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풍광은 아름다웠지만, 폭설과 강추위가 한꺼번에 몰아친 탓에 제설 작업은 어려움을 겪었고, 도로 곳곳은 결빙사고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5일 폭설로 인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진 속초 해안도로에서 제설작업에 나선 차들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속초시 제공, 연합뉴스

이날 수도권에서도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파주와 연천 -20.7도, 포천 -19.9도, 여주 -18.6도, 용인 -18.2도 등이다. 올 들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현재 경기도 전역에는 지난 24일부터 한파경보가 내려져 있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영하 15도를 밑돌거나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25일 오후 1시 14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3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발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화재현장 모습. 방화수가 얼어 고드름이 맺혀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3시께 강원 홍천군 두촌면 천현리의 한 50㎡ 규모의 단독 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몰아닥친 한파 속 곳곳에서 화재도 발생했다.

전남 목포시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목포 시가지 도로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 울릉도·독도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강한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낮 동안에는 소강상태에 드는 곳이 있겠다. 25∼27일 사흘간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 10∼40㎝, 전라 서해안·제주도(산지 제외) 5∼15㎝, 전라 내륙(동부 제외) 3∼8㎝, 충남권·서해5도 1∼5㎝다.

강한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고 파고가 매우 높게 이는 지역이 있어 항공기와 여객선이 지연되거나 결항되는 등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번 추위는 27일 낮부터 서서히 기온이 오르면서 28일 평년 기온을 회복해 누그러지겠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