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토론에 대해 “(검증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싸움만 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자질·도덕성·정책 검증이 무섭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방영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진행자들이 ‘이 후보와 경제정책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한다면 대선 분위기가 훨씬 정책적으로 갈 듯하다’고 제안하자 이같이 답했다.
윤 후보는 “실제 해보니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걸 시청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 밖에 안 나온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나라의 공적인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는데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이런 걸 검증해나가는데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경선에서 16번 했지만 그 토론 많이 보셨나요?”라고 물으며 웃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윤 후보가 검증을 위한 토론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강선우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싸움을 핑계로 토론 회피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결국 윤 후보는 자질검증, 도덕성검증, 정책검증이 무섭다고 자인한 것”이라며 “(함께 토론한)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에 대한 예의도 저버린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남영희 대변인도 “국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당할 사람이 누구인지, 대선 후보 각각의 정책과 능력, 비전과 가치를 검증하고 싶어한다”고 적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토론 시간에 자기 생각 이야기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대선후보라니 이건 코미디가 아니면 뭔가”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측도 공세에 나섰다. 장순칠 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기본소득 철회, 국토보유세 포기, 부동산공약 뒤집기, 탈원전 정책 포장하기. 자고 일어나면 공약이 바뀌는 후보와 무슨 토론을 할 수 있을까. 토론도 격이 맞아야 할 수 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이말 저말 다하고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후보 얘기를 굳이 국민 앞에서 함께 들어줘야 하나”라고 맞섰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