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구원받아야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에 갑니다. 이 사실을 믿습니까.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평생 그분의 말씀대로 살기로 서약합니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교회 안에서 살기로 서약합니까?”
류영모 경기도 한소망교회 목사가 25일 교회에서 진행된 ‘아동세례’에 참석한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묻자 “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처음 시행한 아동세례 현장이다.
5000석 규모의 예배당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99명만 초청됐다. 아동세례를 받은 38명의 아이와 가족은 예배당 맨 앞줄에 앉았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첫 아동세례는 감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류 목사는 세례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아동세례를 받은 어린이에게는 직접 세례 문답을 했다. 아동세례의 핵심은 세례자가 직접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데 있다. 어린이들은 큰 목소리로 자신의 신앙을 회중 앞에서 고백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 9월 열린 106회 정기총회에서 아동세례와 관련한 헌법을 개정했다. 7~12세 어린이가 세례를 받게 되면서 유아세례와 입교 사이에 낀 ‘세례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모든 나이의 교인이 세례를 받게 되면서 성찬에 참여하는 교인 수도 대폭 늘었다. 그동안 예장통합 총회 소속 교회에서는 입교 전까지 성찬에 참여할 수 없었다. 입교는 유아세례를 받은 교인이 자신의 입으로 신앙 고백을 한 뒤 세례를 확증하는 절차다.
이날 세례는 성찬식으로 이어졌다. 성찬식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세례를 받은 어린이와 가족은 교회가 준비한 휴대용 성찬 키트를 받은 뒤 각자 타고 온 차로 이동해 교회 유튜브 계정에서 생중계되는 류 목사의 성찬 집례를 따라 떡을 먹고 잔을 마셨다.
예장통합 총회가 2019년 교단 104회 총회 때 유아 성찬 규정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례를 받은 모든 교인은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성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유아세례를 받은 영아도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
류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진행된 아동세례를 시작으로 예장통합 산하 교회에 출석하는 모든 어린이가 세례와 성찬에 참여하길 소망한다”며 “모든 나이의 교인이 세례와 성찬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파주=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