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돌아간 주한미군사령관 “韓 군사력, 많이 뒤처져”

입력 2021-12-25 11:32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AP 뉴시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우리 군의 역량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 선언에 대해서도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며 “이것은 솔직히 많이 뒤쳐져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군은 고체연료 미사일을 계속 실험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과 주한미군, 일본에 심각한 위협이다. 미사일을 지하에 숨길 수 있고 매우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미사일들은 오래된 70년대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더 정확성이 높다. 훨씬 큰 탄두를 탑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초 한·미 양국이 작전계획을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합의한 것에 대해선 “이것은 이미 오래 전에 시행됐어야 할 일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작전계획은 2010년 전략기획지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미군의 사령관으로서 첫 훈련을 하면서 모든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전략계획지침 갱신에 대한 공식 요청서를 제출했지만 한국 국방부는 새 전략계획지침에 대한 필요성을 지지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고 떠올렸다.

2018년 주한미군사령관 취임 당시 로버트 에이브럼스. 뉴시스

이어 “2010년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중국이 그들의 존재감을 크게 늘린 것은 비밀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중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사례가 300% 늘었다”며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작전계획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전략계획지침에는 없는 내용이다”고 꼬집었다.

유엔사령관을 겸직했던 그는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선 “종전선언을 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제 의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성급히 할 경우 ‘유엔사가 더 이상 필요 없지 않은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비핵화에는 한 발짝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날 북한은 분명히 핵으로 위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