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갑작스레 특별사면 되면서 향후 박 전 대통령의 움직임에 정치권 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0시를 기준으로 자유의 몸이 된다.
박 전 대통령은 2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머물며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부터 지병이 악화해 입원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의료진은 최소 6주 이상의 입원을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농단 사건 초반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해온 유영하 변호사는 24일 “치료에 전념한 뒤 이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친박근혜계 인사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YTN 뉴스큐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사저로 가실 때는 어떤 형태로든 인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전격 사면되면서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옥중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 달라고 주문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부정적인 일부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 역대 민주당 후보들 중 대구·경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유지하거나,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의 정치적 억울함을 전할 경우 윤 후보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퇴원 후 행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내곡동 사저 모두 매각한 상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가족과 참모 등이 거처를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유 변호사는 “아시다시피 내곡동 사저가 경매로 넘어갔고 저희와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매입했기 때문에 (짐은) 장고에 보관했고 나온 뒤의 거처는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도 “가족, 동생 박지만 회장이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