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늦은 저녁 서울 서초구 CCM교회에선 소프라노 김방술 울산대 성악과 교수와 테너 옥상훈 국민대 교수, 바리톤 성기훈 전 수원대 교수가 바이올린 연주자인 김미경 서울시향 부수석, 피아니스트 김하은씨 연주에 맞춰 화음을 맞췄다.
이들은 열흘 뒤 CCM교회에서 열리는 ‘성탄 이브 음악회’를 준비하기 위해 모였다.
김 교수는 “캐롤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들 때 기독인들이 성탄의 의미를 생각하며 찬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음악회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성탄 이브인 24일 CCM교회에선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1시간 30분 동안 김방술 교수, 김미경 부수석, 성기운 전 교수, 옥상훈 교수를 비롯해 플루트 연주자인 이민희 로로스페이스 대표, 피아니스트 양기훈 목원대 교수와 김하은씨 등은 ‘헨델의 메시아’, ‘생상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 캐럴 래퍼토리를 연주했다. CCM교회 담임인 김토마스 목사도 연주자로 나섰다.
김 목사는 “코로나19로 일상이 깨졌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예배하고 찬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인 CCM교회는 김 목사가 2016년 개척했다. 교회 이름인 CCM은 ‘그리스도중심선교교회(Christ-Centered Mission Church)’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현대 기독교음악’인 CCM이 떠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CCM교회엔 음악과 문화를 중심으로 국내외 선교 사역을 하겠다는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이는 김 목사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김 목사는 서울대 성악과를 나와 대우합창단에서 활동한 뒤 1989년 미국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예일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료했고 뉴욕주립 스토리브룩 대학에서 음악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니홀 평화음악회, 뉴욕 카네기홀 음악회, 샌프란시스코 허브스트 극장 초청 음악회 등에 출연하며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남미, 아시아 등에서 바리톤 연주자로 활동했다.
사역의 꿈을 키운 건 미 동부개혁장로교신학교 신학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2년 북한을 방문한 뒤부터다. 북한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환갑에 맞춰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을 초청했다. 김 목사는 북한의 최고급 호텔인 고려호텔에 머물며 분단의 현실을 봤고 북한동포들을 위해 밤새 울며 기도했다.
2007년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들어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4년 미국의 고든콘웰신학교에서 설교학으로 문화신학(ThM) 과정을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CCM교회를 개척해 음악과 문화로 선교하고 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온라인이지만 우리의 노래를 통해 교회와 성도들이 위로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