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빈 주사기 찔러… 이탈리아의 백신접종 사기

입력 2021-12-24 14:25
원티드인로마(Wanted in Rome) 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맞지 않고 방역 패스를 얻으려는 다양한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칠리아주 현직 간호사 등 3명이 돈을 받고 허위로 백신을 놔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르모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휴지 속에 백신 액을 빼내고 빈 주사기 바늘을 팔에 찌르는 수법으로 백신 접종 기피를 도왔다.

유튜브 캡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간호사의 비위 제보를 받고 증거 확보를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후 해당 간호사의 범행은 경찰이 설치한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허위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적발됐으며, 해당 간호사는 1회당 최대 400 유로(약 54만원)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발된 이들 중에는 다른 간호사와 경찰관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의료계 종사자, 교직원, 경찰, 군인은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 대상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시민은 ‘백신 패스’(면역증명서)가 없으면 실내 음식점 및 문화·체육시설 이용 등이 제한된다.

정부가 백신 의무화를 강화함에 따라 백신을 맞지 않고 증명서를 확보하기 위한 사람들의 꼼수가 늘어나자 사법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50대 남성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얻기 위해 팔에 실리콘 인공 보철을 착용하고 백신 접종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로마 인근에 사는 17세 소년이 러시아 해커와 공모해 위조된 백신 패스를 팔아넘긴 혐의로 입건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