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극빈층 자유발언’ 겨냥한 李 “내가 소년공 때…”

입력 2021-12-23 23: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열다섯살 소년공이었던 40년 전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다시는 갇힌 생활 하지 않겠다, 갇혀서 노동하지 않겠다는 꿈을 꿨다. 그게 자유에 대한 열망 아닌가”라고 말했다. “극빈층은 자유가 필요한지 모른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전날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서울시티클럽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열린민주당 개혁 토크콘서트’에 특별손님으로 참석해 “내가 정말 자유를 희구했을 때가 바로 아이스크림 수평형 냉장고 만드는 공장에서 함석을 절단하는 일을 하던 15살 때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봄에 진달래가 피었는데 고참은 나가는데 우리는 못 나가게 검은 철문으로 막았다”며 사연을 전했다.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전북대 타운홀미팅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며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자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동체가 연대해 그들의 경제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저소득층과 저학력자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이날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여권 대통합에 드라이브도 걸었다. 그는 “저는 내년 3·9 대선은 선거가 아니라 운명을 가르는 역사적 대회전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목표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상황이다. 우리는 원래 한 식구자 형제당이다. 결국은 함께할 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혹한 시기라 (양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도 얼굴을 아는 분들이 많다. 일당백 하시는 분들로, 매우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정치의식이 높은 분들”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합당하면 재미있을 것이다. 정당은 원래 이래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합당에 반대하는 열린민주당 일부 당원들을 의식한 듯 민주당을 향한 작심 비판도 쏟아냈다. 이 후보는 “민주당도 변해야 한다. 당내에 그런 말도 한다. 지도부 선거 시스템이 그게 뭐냐고”라며 “대의원 45% 권리당원 45% 국민 5% 맞죠? 이게 뭐냐. 이런 비정상적 구조가 어디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원래 민주개혁 진영은 전통적, 본질적으로 (보수진영보다) 열세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있다”며 “서민과 중산층이 힘은 없는데 숫자가 많다. 그런데 정치란 냉정하게 조직된 소수가 분산된 다수를 이기는 묘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언론환경도 또 매우 나쁜 상황”이라며 “다자구도일 때를 빼고 일대일 구도일 때 어떻게 이겼는지 생각해보면 결코 내년 선거라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