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직격 “입만 열면… 후보부터 혁신해야”

입력 2021-12-23 21:08 수정 2021-12-23 21:1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광양시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컨테이너부두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연이어 실언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질책했다.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윤 후보에게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23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에 윤 후보의 거듭된 실언을 지적하는 지지자들의 글이 올라오자 “처갓집 비리가 결정적 변수가 되는 판에 아직도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당 탓을 한다”고 적었다. 이날 올라온 다른 글에서는 “지금은 당 혁신을 논할 때가 아니고 후보와 후보 혁신이 시급한 때”라고 질타했다.

윤 후보가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말을 아껴야 한다는 내용의 글에도 직접 댓글을 달아 “입만 열면”이라고 비판했다.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른 것을 꼬집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의 발언을 지적하는 다른 글에서는 “바보들의 행진”이라며 당 선대위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홍 의원은 전날인 22일에도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언급을 고리로 망언 논란이 인 윤 후보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자 “나도 모르겠다“며 체념하는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의 구설은 이날도 이어졌다. 그는 전남 순천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서 “문재인정부에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이 많다”며 “그 운동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것이 아니고,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념에 사로잡힌 운동권이 기득권화되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5·18민주항쟁, 6월 항쟁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역사를 통째로 폄훼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한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제대로 (정치를) 잘 못했기 때문에 호남분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았다”며 “저도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호남을 비롯해 전국적인 지지를 얻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지만 당원에게 전한 메시지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