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대위 전면 해체”…김종인 “혼란 더는 안 돼”

입력 2021-12-23 18:14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문제를 놓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선대위 보직에서 사퇴한 이준석 대표는 23일 대대적인 선대위 물갈이를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그와 같은 혼란을 일으키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그렇다고 후보가 나갈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김종인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인사들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동아일보 인터뷰에선 “선대위에서 보직을 맡은 사람들은 전부 사퇴하고 선대위의 현재 6개 본부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선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선대위 개편의) 전권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김 위원장이 윤 후보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해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체 수준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냥 해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에서 각 기능을 담당하는 분들은 각 기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전면 개편론과는 거리를 뒀다. 다만 “그걸 초과해 다른 어떤 기능을 한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난 후보와 가까우니 내 나름대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맡은 임무 외에 자기 기능을 발휘하려다 보니 그런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하며 공개 저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KBS라디오에서 “선대위 밖에 있는 사람(장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하나하나씩 문제점들을 정밀 타격하느냐”며 “장 의원이 정보력이 좋거나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정적인 인신 공격에 대응하면 진흙탕 싸움밖에 안 된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윤 후보 ‘가족 리스크’도 또다시 부각됐다. 윤 후보는 “사법부 판결에 대해 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