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 기부한 유통기한 임박 백신, 결국 모두 폐기

입력 2021-12-23 18:01
2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이 폐기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기한 만료 전에 사용하지 못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만 개 이상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나이지리아가 선진국으로부터 기부받은 코로나19 백신 중 유통기한이 지난 106만 회분을 결국 폐기 처리했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파이잘 슈아이브 나이지리아 국립1차건강관리개발기구(NPHCDA) 대표는 성명을 내고 “유통기한이 지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6만 6214회분을 폐기했다”고 발표했다.

슈아이브 대표는 백신을 기부받을 당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백신 민족주의 등으로 백신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 위주로 기부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이에 슈아이브 대표는 “부유한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쟁여놨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하면 가난한 나라에 기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3일엔 백신 폐기 계획을 밝히면서 “이제 더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조치가 백신 접종에 대한 나이지리아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22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공무원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을 폐기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기한 만료 전에 사용하지 못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만 개 이상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앞서 나이지리아 당국은 10월쯤 유럽에서 백신 260만 회분을 들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유통기한이 지나 이 중 150만 회분은 이미 폐기했다. 1차로 폐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백신 또한 모두 버리게 된 셈이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로, 2억 1140만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완료율은 2%에 불과하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