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맞은 NBA, ‘무증상 감염’ 뛰게 한다?

입력 2021-12-23 18:01
아담 실버(왼쪽)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총재가 9일 골든1센터에서 올랜도 매직과 새크라멘토 킹스 경기를 관전하던 중 일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창궐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가 다소 위험한 도박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를 뛰도록 허용하는 안이다.

23일(현지시간)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NBA 사무국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증상이 없는 선수들은 훈련이나 경기에 뛰도록 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다만 이 매체는 사무국 내부적으로 아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진 건 아니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BA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잦아지면서 선수들이 제외되고 경기가 연기되는 일이 잦아지자 대체선수 규약을 변경했다. 크리스마스 이후에는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아담 실버 NBA 총재는 21일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시즌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실버 총재는 “우리는 백신 접종 비율이 매우 높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해결책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그 중단은 없을 것이란 걸 선언함과 동시에 현재 지침에서 더 나아간 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NBA는 확진 판정이 난 선수를 최소 열흘 이상 격리시키고 있다. 현재 선수단 97%가 백신을 접종한 상태고 3차(부스터샷) 접종 대상 중 65%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선수노조(NBPA) 역시 선수들에게 부스터샷을 맞길 권고하는 중이다. 이번 시즌 리그 개막 뒤 한동안 경기 연기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14일 예정되어 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23일 브루클린 네츠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간 경기까지 9경기가 미뤄졌다. 새 확진자 중에는 부스터샷을 맞은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3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미식축구와 아이스하키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상반된 조치를 내놨다. 아이스하키 리그인 NHL이 22일 리그 중단을 결정한 사이 미식축구 리그인 NFL은 오히려 코로나19 검사 빈도 수를 줄였다. 무증상 감염자가 덜 드러나도록 해 사실상 선수단과 훈련·경기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다.

NBA의 선택은 다른 나라나 종목 단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NBA가 선제적으로 리그를 중단한 뒤 국내에서도 정부가 실내체육시설 운영 중단 조치를 내렸고 결국 국내 KBL과 WKBL 등이 2019-2020시즌 리그를 조기 종료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