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전 제주 가상현실로 본다

입력 2021-12-23 14:04

300년 전 제주 사회상을 그린 화첩 ‘탐라순력도’의 일부가 가상현실(Virtual Reality)로 제작돼 공개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보물로 지정된 탐라순력도에 등장하는 문화재 6곳을 VR로 제작해 23일 제주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대상 문화재는 제주목관아, 성읍마을, 대정성지, 명월성지, 별방진, 수산진성이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제주목사 이형상의 지시로 화공 김남길이 제주도를 돌며 그린 기록화첩이다. 총 43면으로 당시 제주 사회상이 담겼다.

각 문화재를 클릭하면 해당 문화재에 대한 설명과 함께 VR과 항공 영상으로 문화재 곳곳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일부 장소는 실제 현장과 접목한 VR로 제작해 기존 문화재 VR과 차별화를 꾀했다.

제주목관아 VR에서는 망경루 뜰에서 여인들이 귤을 종류 별로 나누고 이형상 목사가 연희각에 앉아 이를 일일이 점검하는 감귤봉진(柑橘封進)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 성읍마을에선 군사훈련과 제반사항을 점검하는 정의조점(旌義操點)을, 대정성지에선 대정현에서 시행된 대정배전(大靜拜箋)을, 명월성지에선 활 쏘기 시험 장면인 명월시사(明月試射)를 볼 수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문화재 6곳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등 5곳을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