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가 K리그1 구단으로서는 유일하게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조광래 구단 대표이사와 동고동락했던 브라질 출신 알렉산더 가마(53·사진) 감독이다. 전임 이병근 감독이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기에 가마 감독은 이를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대구는 22일 가마 감독을 12대 감독에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계약조건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계약기간은 비교적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관계자는 “비자 발급 절차상 가마 감독은 다음달 중순쯤 입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수단은 다음달 3~5일 정도에 전지훈련 장소인 경남 남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마 감독은 조 대표가 2011년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낼 당시 코치로 일한 경험이 있어 국내 팬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그에 앞서 조 대표는 2009년 경남 FC를 지휘할 당시 브라질리그에서 가마 감독을 데려와 수석코치를 맡겼다. 한국에 온 인연 자체가 조 대표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다만 한국에서 떠나던 모습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다. 대표팀 운영 주체인 대한축구협회가 조 감독과 코치진이던 가마 감독을 경질하면서 그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하지 않았고, 가마 감독은 해고무효 및 미지급 임금청구 신청을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했다. 당시 사건은 결국 연봉 지급 결정으로 결론이 났다.
이후 가마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태국 리그로 옮긴 그는 리그 강자인 부리람 유나이티드,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무앙통 유나이티드를 거쳤다. 특히 2014~16년 부리람에서 리그와 컵대회 등 총 8회 우승을 이뤘다. 치앙라이에서도 4번 더 우승컵을 들었다. 이후 태국 남자 축구 23세 이하 대표팀을 지도한 그는 최근까지 다시 부리람에서 팀을 이끌었다.
대구는 2018년 FA컵 우승 뒤 줄곧 호성적을 내왔지만 내년 더 힘든 도전에 직면한다. 다시 1부 K리그1에 복귀한 김천 상무를 비롯해 이번 시즌 끝까지 추격해왔던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FC 등 만만찮은 상대들과 다시 파이널A(상위 스플릿), 나아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사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대구에서는 현 전력 중 이탈이 예상되는 자원, 또는 연령대가 높아 다음 시즌 활약을 장담하기 어려운 선수들도 있다. 가마 감독으로서는 일단 이적시장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