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될라’ 집 사러 퇴직연금 깬 3040 무려 2.3만명

입력 2021-12-23 12:00 수정 2021-12-23 12:00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30·40대가 2만324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인출 사유로 주택 구입을 꼽은 사람은 1년 전보다 32.7% 증가했다. 치솟는 집값에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까지 생기자 퇴직연금을 깨고 집을 산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퇴직연금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전년 대비 5.1% 감소한 6만9139명이었다. 이중 주택 구입을 이유로 중도 인출한 사람은 2만9231명으로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그밖에 중도 인출 사유로는 장기요양(23.7%), 주거임차(23.1%), 회생절차(10.0%)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에서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중도 인출한 30·40대 5만1188명 중 45.4%인 2만3241명이 집을 사기 위해 퇴직 연금을 깼다. 집값 오름세에 덩달아 오른 전·월세 가격은 20대에 영향을 미쳤다. 퇴직 연금을 중도 인출한 20대 4455명 중 49%인 2184명이 ‘주거 임차’를 이유로 꼽았다. 주택 구입을 이유로 꼽은 경우는 1439명(32%)이었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255조원으로 집계됐다. 도입 사업장은 3.0% 늘어 40만8000개 기업이 참여했고, 총 가입 근로자도 4.3% 증가한 664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도입 대상 사업장 중 실제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27.2%였다. 퇴직연금 도입률은 종사자 규모가 클수록 높았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