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1773억’ 비트코인 사들인 일본 직장인 대반전

입력 2021-12-23 11:19 수정 2021-12-23 13:09

일본에서 회삿돈을 횡령해 암호화폐를 사들인 직장인이 꼬리를 밟혀 체포됐다.

소니의 자회사 소니라이프 보험회사에 재직 중이던 전 직원 레이 이시이(32)가 회삿돈 170억엔(한화 약 177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일 재판에 넘겨졌다고 아사히 TV 등이 보도했다.

이시이는 지난 5월 ‘상사가 허락했다’고 속인 뒤 회삿돈 170억엔을 자신의 명의로 된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 실버게이트 은행 계좌로 모두 이체했다. 그 돈으로 비트코인 총 3879개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시이의 횡령을 알아챈 회사의 신고로 일본경시청, 미국 FBI 등이 공조수사를 벌이면서 그의 범죄 행각은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시이는 지난달 29일 일본 경시청에 붙잡혔고, 이시이가 구입한 비트코인은 FBI에 압수됐다. 비트코인은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FBI 암호화폐 지갑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시이가 산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207억엔(한화 약 2158억원)으로 드러났다. 그가 비트코인을 통해 얻은 차익만 무려 37억엔(한화 약 385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미국 법무부는 FBI와 미국 현지 은행의 협조를 통해 소니라이프의 횡령 피해액 170억엔이 모두 반환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시이가 횡령한 돈으로 구입해 얻은 비트코인 차익 37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경시청 역시 차익을 어떻게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시이는 체포될 당시 “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압수되자 “찾을 수 없을 줄 알았다”며 그제야 범행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