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제원이 ‘윤핵관’”…尹 말실수엔 “현장선 뭐했나”

입력 2021-12-23 10:49 수정 2021-12-23 13:29
이준석 당대표가 지난 12일 롯데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나 회동을 한 뒤 호텔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이 저도 모르는 얘기를, 선대위의 전반적인 내용을 쫙 열거하면서 질타했다”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관계자) 중 1명으로 장 의원을 지목하며 정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장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이 윤 후보 사모를 험담한다고 얘기한다. 주호영 조직본부장도 여기저기 안 좋은 말이 들려온다고 한다”면서 “장 의원의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핵관(핵심관계자)’ 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든 당내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필요가 없다”면서 “그런데 선대위 내에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윤 후보가) 대중적으로 장 의원의 선대위 참여를 거부하니까 직은 주지 않고 역할은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니면 장 의원이 정말 특수한 정보력이 있어서 정치장교처럼 선대위 본부장들을 짚어가면서 정밀타격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가 30대 장관, 청와대 비서실 축소 및 내각 중심 국정운영을 제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윤 후보가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데 ‘윤핵관’은 30대 당대표를 물어뜯어서 이 상황을 만들었으면 메시지가 같이 가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메시지, 행보, 일정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윤 후보의 이미지가 형성된다”며 “그런데 선대위는 직도 없는 자가 정밀타격하면서 본부장들 지목해서 괴롭히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을 없애야 하는데 후보 측근은 직도 없는데 이렇게 말 많이 하는 것이 되나, 비선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운영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선대위는 해체 수순이란 게 있을 수 없다. 그냥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선대위 해체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김 위원장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앞서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드리겠다”고 한 바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드린다는 언론보도를 안 믿었다. 김 위원장도 안 믿기 때문에 해체는 불가능하다고 하셨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 관련, “윤 후보가 어떻게 상황을 정리해야 할지 판단이 나와야 하지만 정리하지 않았다. 그러면 거꾸로 저한테 (선대위를) 나가라는 얘기니 나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극빈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윤 후보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실수를 하면 현장에서 바로 교정하고 정정할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무엇을 했나”며 “(보수 유튜버들이) 후보가 (제게) 마이크 줬을 때 이준석이 돋보이려고, 자기 정치 하려고 마이크를 뺐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후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아무도 안 나와야 한다는 그분들 주장대로 됐다”고 비꼬았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도 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이른바 ‘윤핵관’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윤핵관이) 어떻게 하면 이준석을 협박할까(궁리만 해왔다). 제가 사퇴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조수진 공보단장을 설득, 결국 둘 다 사퇴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울산 합의(12월 3일) 때 후보가 익살스럽게 표현했지만 ‘이준석 하라면 하고 안 하라면 안 하겠다’라고 한 것은 선대위 자율적인 운영, 전결권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겠다는 얘기로 들었다”면서 “(그러나) 실제 테스트대에 오르니까 안 됐다”면서 원인을 ‘윤핵관’으로 지목했다.

그는 또 “내가 비난을 받더라도 경종을 울리든지 아니면 (난맥상, 하극상, 수모를 참고 선대위에 머물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면서 ‘윤핵관’ 전횡을 막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들로부터) ‘너 그러면 정치적으로 생명 끓어져’ 등 협박이 많이 들어 온다”고도 언급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쳐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이 자신을 향해 “이틀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본인의 정치적 미래가 이 순간 행위로 인해 긴 시간 암흑의 터널을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마음을 더 굳혔다”고 쓰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