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고1 학생이 다리 마비 증상을 겪게 됐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부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백신을 반강제적으로 접종하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1 아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다리 마비’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코로나 예방이라는 정부 방침에 따르고 백신이 안전하고, 백신 부작용이 크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었는데 대가가 너무나 컸다”며 “17살 아이가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라고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고1 학생인 청원인의 자녀는 지난 10월 21일 화이자 1차 접종을, 지난 11월 11일 2차 접종을 마쳤다. 1차 접종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2차 접종 후 고열과 매스꺼움,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2차 접종 후 6일 만에 다리 마비 증상을 겪게 됐다.
청원인은 “걷지 못하고 집 안에서 넘어지기를 수차례. 너무 놀라 집 근처 병원 응급실에 갔고, 비골신경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백신 접종 이상 반응 가능성도 있다. 현재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2주 후 근전도 검사를 다시 하자’는 말만 듣고 병원을 나와야 했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뒤에도 이 학생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고 한다. 청원인은 “밤 12시 무렵 아이의 다리 마비 증상이 종아리 위까지 전이돼 서울 소재 대학 병원 응급실 방문 후 입원했다. 마비 원인을 찾기 위해 허리와 종아리 MRI, 근전도 검사, 혈액검사, 힘든 척수검사까지 모든 검사를 시행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학생은 면역체계의 문제일 수 있다는 병원 측의 소견에 따라 주사 치료를 동반했고, 현재는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지만 여전히 절뚝거리는 상태이며, 다리 신경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청원인은 “건강했던 아이가 백신을 맞자마자 하루아침에 다리 마비가 온 것이 우연인가”라며 “(정부가) 백신은 안전하고 심각한 부작용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자에게 나타난다고 했다. 백신이 신경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건강하고 기저질환이 없는 청소년에게 다리 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3차 접종 방침이 나와서 청원인은 “화나고 불안하다. 백신패스에 답답하고 걱정되고 마음이 심란하다”고 밝혔다. 그는 “2차까지 맞고 이런 일을 겪었는데 몇 차가 될지 모르고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이 백신을 또 맞으라고 한다. 다음엔 다리 마비가 아닌 더 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백신패스, 이렇게 무책임한 강요가 어디 있나. 피해는 소수일 뿐이니 백신은 안전하다고 할 수 있나. 피해자는 그저 운이 없어서 생긴 일인가”라며 “모든 피해의 책임은 피해자가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 건가.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만 남아 원통하고 속상하고 후회의 눈물만 흐른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 청원에는 이날 현재 4560명이 참여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