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제원 공개저격 “윤핵관, 부산 벗어나지 마라”

입력 2021-12-23 09:47 수정 2021-12-23 10:5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회동한 뒤 호텔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내 내홍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선 후보 핵심 관계자)에 대해 “선대위 조직에 없는 사람이라서 문제”라며 “(그 사람은) 부산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부산을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이 대표는 지난 2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걷어내고 (선거) 대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 애초 김 위원장이 선대위를 총괄하는 게 두려워 6개 본부 체제를 만든다는 황당한 생각을 한 것”이라며 “선대위에서 보직을 맡은 사람들은 전면 사퇴하고 6개 본부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로 선대위가 굴러가는 건 말이 안 된다. 이걸 해체하지 않고는 윤핵관 문제 해결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은 불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서는 “절박함의 문제”라며 “내일 당장 후보가 ‘선대위를 해체하라’고 하면 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호가호위(狐假虎威)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 시절 ‘진박’(진짜 친박근혜)에 비유했다. 그는 “진박이 난리 칠 때 아무 말 못하다가 공천 파동 겪고 대통령 탄핵되고 꾹 참아서 득 본 게 있느냐”며 6개 본부 체제 해체라는 강수를 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자기 정치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돋보이려고 했느냐,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윤핵관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 의원은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지만 아들의 음주운전 논란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한 윤 후보 발언에 대해선 “당대표가 선대위를 개선하고 바로잡겠다는 게 자리싸움으로 비치고, 그런 인식을 (윤 후보가) 하고 있다면 윤핵관이나 후보 둘 다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최고위원의) 부적절한 항명성 발언을 (윤 후보가) ‘그게 민주주의’라고 해버리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잘못된 것에 대해 당대표니까 꾹 참고 한마디도 해선 안 된다는 게 보수의 문화라면 바뀌어야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의 패배를 바란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당대표로서 후보가 지길 바랄 리 없다. (지면) 나는 남는 게 뭐가 있나, 정계 은퇴다. 내가 있어도 이기고 없어도 이길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복귀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역할을 요청한다면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 윤핵관과 내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는구나 (느꼈다). 충격요법을 두 번 쓸 생각은 없다. (윤핵관을) 교정하려는 노력은 울산회동까지였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