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세한 인플루언서에 2500억원 ‘벌금 폭탄’

입력 2021-12-23 00:03 수정 2021-12-23 00:03
인터넷 쇼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중국 인플루언서 웨이야의 모습. 글로벌타임즈 캡쳐

중국 세무당국이 거액의 탈세 혐의가 적발된 인기 인플루언서에 2500억원대의 기록적인 벌금을 부과했다.

20일(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세무국이 인터넷 쇼핑 생방송 진행자인 웨이야(본명 황웨이)에 탈세 적발을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웨이야는 소득을 은닉하거나 개인이 차린 회사로 소득을 이전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총 6억4900만 위안(약 1212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세무국은 13억4100만 위안(약 2503억원)의 벌금을 내렸다.

항저우시 세무국은 “세무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웨이야에게 중대한 탈세 혐의가 있다고 봤다”며 “법에 따라 입건해 전면적인 세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웨이야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조사 과정에서 세금 관련 법률 위반을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웨이야는 알리바바의 인터넷 생방송 판매 플랫폼인 타오바오 방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 ‘쌍십일’을 맞아 진행된 방송에서 웨이야가 나오는 생방송 시청자만 1억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웨이야는 라이브 커머스업계 1위 인플루언서였지만 이번 탈세 적발로 다시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업계 3위 인플루언서 쉐리는 탈세로 적발돼 6555만 위안(약 12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이후 활동을 중단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웨이야의 방송 채널 역시 중국 세무당국이 탈세 혐의를 발표하고 벌금을 부과한 그 날 오후부터 타오바오 생방송 플랫폼에서 사라졌다. 타오바오 측은 관련 규정에 따라 웨이야의 방송 채널 계정이 동결됐다는 설명을 남겼다.

웨이야의 탈세 적발은 중국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불법·탈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동 부유’ 기조를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웨이야에게 부과된 벌금 2500억원은 2018년 중국 최정상급 배우 판빙빙이 냈던 8억8000만 위안(약 1643억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