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도 ‘홈파티’가 대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2년째 계속되면서다. 파티용 고기, 밀키트, 와인 등 파티용 먹거리와 레스토랑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그릇 등 홈파티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홈파티의 중심에는 언제나 고기가 있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21일 한우 등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배 가까이 늘었다. 한우 안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3.8%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한우 등심은 27%, 한우 안심은 45% 매출이 늘었다. 연말 홈파티용 스테이크 수요 증가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스테이크 수요 증가에 맞물려 일렉트로맨 수비드 머신을 출시하고 오는 25일부터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한다. 수비드(SOUS VIDE)는 진공 처리된 식재료를 물에서 순환 가열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익히는 일종의 저온 조리법이다.
수비드 조리법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집밥 증가로 유독 각광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수비드 관련 게시물이 10만건가량 올라와 있고, 요리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서도 인기 조리법으로 오르내린다. 이마트는 수비드 머신을 에어프라이어처럼 대중화해 수비드 조리 문화 정착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미국육류수출협회와 손잡고 홈파티 메뉴로 가장 인기 있는 스테이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메리칸 스테이크 쇼’를 이날부터 29일까지 연다. 엘본 및 티본, 토마호크 등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항공직송으로 미국에서 공수했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구우면 하트 모양이 된다는 ‘하트 스테이크’, 조리용 타이머가 들어있는 토마호크 스테이크, 우대갈비 등 이색 스테이크 재료를 판매한다.
고기와 곁들이기에 좋은 와인도 홈파티 필수품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21일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와인의 인기가 커지면서 롯데백화점의 지난 1~11월 와인 매출 또한 전년 대비 15%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홈파티에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렸다.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에서 와인을 산 소비자 3명 중 1명은 스파클링 와인을 구매했다. 연간 스파클링 와인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30%가 12월에 집중돼 있기도 했다.
방역 강화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레스토랑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밀키트 수요도 늘고 있다. 1인 가구와 2~3인 가구에 친숙한 편의점에서도 가정간편식(HMR) 판매가 증가할 정도다. 이마트24에 따르면 밀키트를 포함한 HMR 상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와인(284%), 케이크(138%) 매출도 급증했다.
집콕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레스토랑 같은 음식만으로 만족하지 않는 모양새다. 고급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플레이팅을 위해 ‘스몰 럭셔리’를 충족시켜 줄 만한 고급 주방용품도 홈파티 트렌드에 맞춰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20일 테이블웨어 매출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38.6% 늘었다. 지난해에도 테이블웨어 매출이 2019년 대비 19.7% 신장했는데 올해 다시 매출 신장률이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서는 ‘미니 화로 시리즈’가 인기다. 지난 1~20일 미니 화로 시리즈의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분위기 있는 파티를 연출해 줄 LED 전구 조명, 각종 무드등, 빔 조명 등의 이달 매출도 지난달보다 25% 증가했다. 공간을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디퓨저, 향초 등도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 관계자는 “거창하고 화려한 파티 장식 없이도 작은 조명이나 쿠션, 식기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연말 파티 감성을 더할 수 있어서 판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