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던 점주가 “손님들을 차별하고 싶지 않아 작은 용기를 낸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또 다른 대형 카페가 “24시간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철회하는 등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소신 있는 행동을 응원한다’는 의견과 ‘방역을 어렵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A씨는 전날 백신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을 카페에 내걸었다. A씨는 안내문에 “사회의 눈치를 보느라 힘드셨죠? 미접종자라고 살짝 말씀해주시면 응원 차원에서 커피를 무료로 제공해드릴게요”라고 적었다.
A씨의 안내문은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됐다. A씨는 22일 인스타그램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은 용기를 낸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쉬다갈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며 “국가에서는 제 목표와는 다르게 백신 미접종자들을 구분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고객들을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냥 돌려보내라니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홀에서 쉬시게 하지는 못하지만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겠다. 미접종자라고 차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씨는 안내문에 본사가 무관한 행사라고 적었지만 본사에 항의가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본사와 타지점이 피해를 입게 할 수는 없어서 안내문을 내렸다고 했다. 다만 미접종자에 대한 커피 무료 이벤트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관련 내용을 보신 분들은 언제든 오셔서 자신있게 말씀해달라고 했다.
A씨는 매장이 입주한 건물관리단장으로부터도 입주민들이 항의를 한다는 말을 전달 받았다고 했다. 미접종자들이 모여 줄을 서다가 확진자가 나오면 책임질 수 있느냐는 취지다. A씨는 ‘제 방침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다. 현재도 식당이나 카페에서 혼자 먹는 것은 가능하고 홀에서 먹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무료로 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와 아내는 ‘왜 혼자 위험한 행동을 하느냐’고 자신을 질책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다 맞는 말이지만 쥐 죽은 듯이 있고 싶지는 않다”며 “모두가 다 그렇게 숨을 죽이고 그냥 있으면 자유가 알아서 찾아올까”라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식당‧카페에서 백신 미접종자는 1인 단독 이용만 허용된다. 운영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정부의 방역 방침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은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연다.
인천 지역 등에 위치한 한 대형 카페는 정부 영업시간 제한 지침을 거부하고 ‘24시간 정상영업’을 선언했다가 방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인천시 연수구는 해당 카페의 연수구 본점 등이 오후 9시 이후에도 영업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카페 대표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카페 측은 24시간 운영 방침을 철회했다.
카페 측은 앞서 “전국 14곳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해당 카페는 지난주 서귀포점을 폐업했고 지난 1년간 누적적자가 10억원을 넘었다. 그러나 그 어떤 손실보상금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운영해 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잇따라 이어지는 자영업자들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 “‘돈쭐’(돈으로 물건을 사 혼쭐내준다는 뜻의 신조어)을 내주겠다”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응원 목소리와 “선을 넘는 행동” “방역 정책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