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전승되는 무속 의례 중 규모가 가장 큰 ‘제주큰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지난 10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지정예고 절차를 거쳐 제주큰굿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최종 지정됐다고 22일 밝혔다. 200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20년 만에 국가문화재로 승격됐다.
제주큰굿은 제주도 굿의 모든 의례와 형식을 사용해 7~14일간 진행되는 종합적이고 방대한 규모의 굿이다.
보세감상(신에게 재물을 올리는 절차), 제오상계(청신 후 참석하지 못한 신이 있을까 하여 다시 한 번 청신하는 절차)와 같이 자주 치러지지 않는 절차를 포함하는 등 제주 굿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보유단체로는 ㈔제주큰굿보존회가 인정됐다. 2011년 제주큰굿의 원형 보존과 전승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도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서순실 대표를 중심으로 제주큰굿 전승에 힘쓰고 있다.
제주에는 ‘절 오백 당 오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제주인의 삶 속에 다양한 신앙이 존재해왔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바람의 여신, 용왕, 산신 등에게 제사를 지내는 굿을 하며 크고 작은 시련에 위안을 받았다.
제주 심방(무당)이 굿을 할 때 반복해 읊는 노래(본풀이)는 다른 지방에 비해 내용이 풍부한 특징이 있다. 제주큰굿이 단순 무속신앙을 넘어 제주어, 구비문학,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제주 문화의 총체적 유산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강만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앞으로도 도의 우수한 무형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활용하고 도내외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