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가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백신 생산에 착수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AZ는 21일 “옥스퍼드 대학교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생산의 예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AZ 백신이 오미크론 방어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지 사흘 만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초기연구 결과 등을 인용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이 아닌 다른 백신으론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mRNA 방식은 화이자, 모더나로 AZ는 아데노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다. 침팬지의 아데노바이러스를 인체에 무해하도록 변형해 DNA 전달체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옥스퍼드대 연구진 샌디 더글러스 박사는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은 이론적으로 그 어떤 변이종에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며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의 이점을 강조했다.
모더나와 화이자도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전용 백신을 개발 중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는 전날 스위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와 인터뷰에서 몇 주 내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부스터샷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전 세계 106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이날 주간 전염상황 보고서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의 96%는 델타 변이 감염자이지만 오미크론 감염자가 지난주보다 0.4%포인트 늘어난 1.6%”라며 “오미크론 감염자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유럽 내 일부 국가에서는 지배종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가 유럽 53개국 가운데 최소 38개국에서 보고됐다”며 “영국을 포함해 덴마크, 포르투갈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전했다.
영국은 극장, 호텔 등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 패스 도입, 재택근무 권고 등이 담긴 이른바 ‘플랜B’가 도입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강화된 ‘플랜C’ 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말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영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차단했다. 스웨덴에서는 착석한 손님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방역 제한조치를 도입했고, 아일랜드는 오후 8시 이후 식당, 주점을 출입할 수 없도록 아예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클루주 소장은 “지금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주로 직장에 출근하거나 사교 모임에 참석하는 20~30대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