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기자협회 사라지기 바란다”는 이준석…의미는

입력 2021-12-22 13:37 수정 2021-12-22 14:5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행사에서 “한국여성기자협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여기자협회 행사에 참석해 “여성 기자들의 모임이라는 게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 기자들의 언론 취재 환경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제발 이 수명이 다하고 이 협회가 사라지길 바란다. 여성기자협회가 없어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이 대표는 “제가 사전 통보 없이 잠적해서 여성 기자분들이 가정과 이준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본인 집이 아니라 제 집 앞에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던 지난달 29일부터 약 나흘간 잠행을 이어가며 전국을 돌았다. 당시 취재진은 이 대표의 집, 당협사무실 등에서 밤새 그를 기다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당내 언론인 출신 의원들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그는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을 향해 “여성 언론인 출신으로 당당하게 활동하는 의원을 보면서 그분들의 현장 경험이 여러 사안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며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 거기 들어가서 설계도를 빼올 정도의 용기면 아마 정치적으로 두려워할 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MBC 기자 시절 붕괴된 삼풍백화점의 설계도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갈등을 빚은 조수진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듯 “공교롭게도 당내 여성 언론인 출신 정치인과 갈등이 있어서 이 자리에 오는 게 참 특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과 선대위 지휘체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다 전날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다만 이 대표는 발언 중 조 최고위원과 김 대변인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회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