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을 하루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세하면서 썼던 ‘루돌프 머리띠’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21일 “제 의지와 다르게 역할이 없기 때문에 선대위 내에서 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며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직후 이 같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이틀 뒤인 지난 2012년 12월 21일 SNS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대통령 당선인이 마지막 광화문 유세 때 청년들과 노래 부르면서 썼던 거다”라며 “보관해뒀다가 나중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실 때 다시 선물해야겠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2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금 통화해서 왜 올렸냐고 물었다”며 “성공한 대통령이 됐을 때 다시 돌려주겠다는 취지였고, 지금도 본인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한 “당 대표의 최대임무는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대선에는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전날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직후 “핵관(익명의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이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떼었다.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드십시오”라고 비꼬았다. 이어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이에 관해서 “이 얘기는 우리 당의 승리 전략이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봤듯이 2030 세대와 6070세대가 연합하는, 이른바 ‘세대포위론’을 펼쳐야 하는데 그 자체가 어렵게 됐다는 취지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으로 인해 윤 후보가 상황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지점이 있을 수도 있다”며 “복잡다단한 선거 와중에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윤 후보를 보좌하고 있는 이른바 윤핵관의 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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