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영부인이란 말 안썼으면…아내 등판계획 없어”

입력 2021-12-22 09:23 수정 2021-12-22 11:4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공개 활동 여부와 관련해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며 처음부터 등판 계획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22일 공개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중 아내 김씨가 언제 등판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본인이 전시하고 본인 일 하는 데서 공개적으로 나설 순 있지만, 남편이 정치하는 데 따라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김씨에 대해 ‘선거운동 기간에 아예 동행하지 않겠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면서도 “필요하면 나올 수도 있지만. 하지만 봉사활동을 한다면 그에 대한 소감이 아니라 (자신의) 사건을 물을 게 뻔한데 본인이 그걸 하고 싶겠나”라고 말했다.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씨와 상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잘 안 한다. 대화할 시간도 없고, 나도 정치인을 잘 모르는데 아내도 정치권에 아는 사람이 없다”고 답변했다.

나아가 윤 후보는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과 대통령수석비서관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제2부속실에 대해 “폐지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며 “(대통령 배우자라는)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연합뉴스

또 “청와대 인원을 30% 정도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수석(비선관) 자리를 없앨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근의 비리를 조사하는 민정수석실 폐지 계획도 전하며 “민정수석이 실세들의 비리를 잡아서 조사한 적이 있나. 검찰 수사만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대통령 가족은 다 구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인이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도이치모터스 수사와 관련해서는 “1년6개월 동안 (검찰이) 반부패부를 동원해 요만한 거라도 찾아내려 했는데 (못했다)”라며 “(검찰이) 계속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건 수사를 빙자한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인사의 내각 중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리를 갖고 타협, 야합하는 것보다 일 자체를 헌법 원칙에 맞게 합당하게 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실용주의를 지향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사고와 헌법 가치만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인물이라면 상관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의원이 각각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보단장에서 사퇴한 당 내홍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개편 같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후보와 당대표 간 관계인데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 않느냐”며 “(내가) 이 당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대위를 장악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답답함을 전했다.

그는 “저게 저럴 일인가 싶다. 몇 달 지나고 (대선이 끝나고) 나면 없어질 조직인데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