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그게 민주주의’ 말이 이준석 자극…복귀 안할 것”

입력 2021-12-22 08:03 수정 2021-12-22 11:39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조수진 최고위원과 충돌 끝에 선대위직을 내려놓은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다시 복귀하길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선대위가 제대로 마찰 없이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불상사가 발생해 국민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이 빚은 갈등 상황과 관련해 조 최고위원 측에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다. 후보 말만 듣고 다른 사람 말은 듣지 않겠다고 하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면서 “당헌당규가 그런 걸 어떻게 징계해야 하는지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검토할 대상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지난 20일 두 사람의 충돌 당시에 상황을 제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회의 과정에 내 옆에 앉아 있던 이 대표가 소리를 치고 나가려고 하는 상황에서 회의를 더 진행해 봤자 진정될 기미가 없기에 바로 산회를 선포하고 일어서 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수진 공보단장이 회의에서 발언하는 걸 내가 직접 들은 사람으로 조 의원이 조금 실수를 했다”며 “그래서 조 의원에게 ‘이 대표를 찾아가서 정중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풀어라’ 했는데 오전까지 사과니 뭐니 그런 것 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 대표가 점점 더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내 마찰에 대해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것이 이 대표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내용 파악을 못하고 ‘정당에서 민주주의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라고 해, 그 말이 오히려 이준석 대표를 더 자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이 대표하고 조 의원 사이에 오고간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그냥 토론을 하다가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정도였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재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대표와 얘기를 해봐야 되겠지만 이 대표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뒀더라도 당대표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앞으로 정치적 생명도 내년 대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또다시 분란이 불거진 선대위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욕을 먹더라도 내가 완강히 끌고 가는 자세를 갖는 수밖에 없다”면서 “윤 후보가 정치를 처음 하는 분이라 이 사람 저 사람 도와준다고 하니 망라해서 배치해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대위 해체론에 대해서는 “선대위가 구성돼 벌써 한 달 이상 움직이고 있는데 사람들을 지금 당장 쫓아낼 수 없다”며 “빨리 선거를 일으킬 수 있는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허위 이력 논란에 휩싸인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놓고는 “한번쯤은 후보 배우자가 나와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후보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