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0시간 넘게 일한 사람 ‘자살 생각’ 최대 2.3배↑”

입력 2021-12-22 06:36 수정 2021-12-22 10:57

근무시간이 길수록 우울감이나 자살충동 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긴 근무시간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조영순·한상수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8)에 참여한 성인남녀 1만4625명의 근로 시간과 우울, 자살 충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구팀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자를 근무시간별로 31∼40시간(5383명·36.8%) 41∼50시간(4656명·31.8%) 51∼60시간(2553명·17.5%) 60시간 초과(2033명·13.8%)로 나눠 우울감 등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주당 31∼40시간 근무자를 기준으로 주당 41∼50시간 근무자의 우울 위험은 1.3배로 나타났다. 51∼60시간 근무자는 1.5배, 60시간 초과 근무자는 1.61배에 달했다.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한 설문 분석에서도 근무시간이 길수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60시간 초과 근무자가 자살을 생각할 위험은 주당 31∼40시간 근무자의 2.3배였다.

우울감과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칠 만한 외부 요인을 모두 보정한 결과다.

한 교수는 “주당 법정 노동시간인 40시간 이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이 커졌다”며 “자살 생각의 경우 60시간을 초과했을 때 두드러지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이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