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만에 또…‘대장동 실무’ 성남도공 간부 숨진 채 발견

입력 2021-12-21 22:40
김문기 개발1처장이 21일 오후 8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발생 뒤 경찰 관계자가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경 조사 대상에 오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11일 만에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공사 간부가 또 사망한 것이다.

대장동 관련 사건이 두 달여 앞둔 대선 민심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공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후 8시20분쯤 김 처장 가족에게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에 나선 직후 공사 1층 사무실에 김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 처장은 2015년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대장동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검경은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 처장을 상대로 사업 인허가 과정과 초과이득 환수 조항 삭제 경위 등을 조사해 왔다.

대장동 의혹 수사가 성남시 등 ‘윗선’ 규명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사 핵심 관계자 두 명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검찰과 공사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구속영장 청구 검토 등의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사 한 관계자는 “퇴근길에 소식 듣고 직원 모두가 충격에 빠진 상황”이라고 했다.

숨진 두 사람은 유동규(구속 기소) 전 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김 처장은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사업제안서 심사 때 정민용(불구속 기소) 변호사와 함께 절대·상대평가 심사위원으로 모두 참여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절대평가 위원장과 상대평가 소위원장을 맡았다.

검경은 그동안 김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왔으며,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선 뇌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성남시의회 관계자는 “김 처장 나름대로 심적 압박을 받았겠지만, 저희도 지금 굉장히 의아스러울 정도”라고 전했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